추석엔 3만 원 넘던 배추, 보름 만에 6천 원대로 폭락


김장철 앞두고 ‘배추값 쇼크’… 소비자는 웃고 농가는 울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10㎏ 한 망에 3만 원을 넘어섰던 배추 가격이 6천 원대로 폭락했다. 추석 연휴 전후로 수확 시기와 기상 여건이 겹치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후 날씨 악화와 과잉 출하가 맞물리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가락시장 기준 특품 10㎏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달 30일 2만9899원에서 연휴 중이던 이달 4일 3만4808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연휴가 끝난 뒤 출하가 한꺼번에 재개되면서 가격은 곤두박질쳤고, 20일 기준 6807원으로 떨어졌다. 불과 보름 사이 약 80% 폭락한 셈이다.
무름병 확산과 과잉 출하… 품질 하락까지 겹친 악재
배추 가격 급락의 배경에는 기상 악화와 병해 확산이 있다.
추석 이후 잦은 비로 인해 무름병이 빠르게 번지자, 농가들은 병해가 퍼지기 전에 서둘러 수확에 나섰다. 출하 물량이 일시에 늘어나면서 도매시장에 공급이 과잉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출하 물량이 과도하게 쏟아지는 동시에 여름철 고온 피해와 최근의 비 피해로 품질이 떨어져 가격이 높아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비만 겨우 건질 수준의 가격에 배추를 내놓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김장철 특수 사라질까… 올해는 공급량 더 많다

통상적으로 김장철이 다가오는 11월 말이면 배추 수요가 늘며 가격이 반등한다.
하지만 올해는 그 공식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만3403헥타르, 생산량은 5.8% 늘어난 123만1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량이 늘어난 만큼,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렵다.
다만 무름병 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수급 불균형이 생기며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5대 채소 모두 하락세… 소비자는 ‘한숨 돌렸지만’


배추뿐 아니라
무·고추·마늘·양파 등 이른바 ‘5대 채소’ 가격이 모두 낮거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기준 무 한 개의 소매가격은 2428원으로 지난해보다 21.8% 하락했다.
건고추(화건)는 600g 기준 1만683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낮았고, 고춧가루 1㎏은 3만2532원으로 지난해보다 6.6% 저렴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 반가운 소식이지만,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기후 불안정과 병해 확산으로 품질이 저하된 상황에서 과잉 출하까지 이어지며, 농민들이 김장철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시장의 균형점은 언제 찾아올까
이번 배추값 급락은 계절적 요인과 기상 변수, 그리고 공급 조절 실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김장 재료를 구입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농가의 수익성 악화가 생산 의욕을 떨어뜨려 내년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정부와 유통기관이 생산·수급 조절 시스템을 정교하게 관리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급등락 현상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배추값 하락이 소비자에게만 좋은 소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균형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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