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 외로움이 암 생존율을 떨어뜨린다
암 환자가 느끼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생존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 테머티 의대 연구진은 외로움이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통적인 치료나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심리사회적 요인이 암의 예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2024년 9월까지 발표된 암 환자 대상 논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결과다. 연구에는 총 163만여 명(평균 연령 63세)의 암 환자가 포함됐으며, 캐나다, 영국, 핀란드, 프랑스,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외로움을 느끼는 암 환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4% 높았고, 암 자체로 인한 사망 위험도 11% 증가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사회적 고립이 사망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결과도 보고돼, 전반적인 일관성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생물학적, 심리적, 행동적 메커니즘을 통해 암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물학적으로 외로움이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면역 조절 기능이 약화되며, 염증 반응이 활성화되어 질병의 진행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즉, 마음의 스트레스가 몸의 면역력을 직접적으로 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심리사회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암 치료 과정에서 환자는 피로감, 인지 기능 저하, 치료 흔적에 대한 낙인, 사회적 거리감 등으로 인해 일상적인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이러한 고립감은 정체성의 혼란과 소속감의 약화를 불러오며, 결국 회복 의지를 떨어뜨리고 치료 순응도를 낮춘다. 이는 결과적으로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지만, 외로움(loneliness)과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외로움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서적 단절감을 의미하고, 사회적 고립은 객관적으로 관계나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주변에 가족이나 친구가 있어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외로움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두 요인은 독립적으로 혹은 동시에 암의 예후에 영향을 준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관찰 연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에서 이미 심리적 스트레스가 신체 건강 악화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구는 임상적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암 치료 과정에 정기적인 심리사회적 평가와 맞춤형 개입을 포함한다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모두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실제 임상에서도 암 환자의 심리사회적 지원은 중요한 치료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심리상담 프로그램, 암 환자 간 동료 지지모임, 가족 참여형 교육, 지역사회 활동 등은 환자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치료 의지를 높인다. 이러한 사회적 연결망은 약물치료 못지않게 회복 과정에서 강력한 보호 요인으로 작용한다.
암 치료는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과정이 아니다. 환자의 마음이 무너질 때, 몸도 함께 약해진다. 외로움과 고립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면역력과 생명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의료진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모두가 암 환자의 외로움에 귀 기울이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일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연구는 암 치료의 패러다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물치료나 수술만큼이나 마음의 회복이 필요하다. 외로움을 방치하지 않고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암과의 싸움에서 또 하나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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