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한 번 안 본 실수… 간경화 환자 숨지게 한 간호조무사, 결국 집행유예”


병원이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치유의 장소’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하지만 작은 부주의 하나가 그 희망을 산산이 깨뜨리는 비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경남 통영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사건이 바로 그 예입니다.
이번 판결 소식은 단순한 의료 사고가 아니라, 의료현장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하는 ‘약물 확인’의 중요성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 사건 개요 – 비슷한 주사약 하나가 만든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3단독 박병민 판사는 간경화 환자에게 잘못된 주사 약물을 준비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간호조무사 A씨에게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추가로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됐습니다.
사건은 지난해 7월, 통영의 한 병원에서 벌어졌습니다.
입원 중이던 간경화 환자에게 투여할 간질환 보조제가 처방됐고, A씨는 조제실에서 주사를 준비했습니다. 문제는 그 조제실에 있었습니다. 서로 비슷한 크기와 색을 가진 약품들이 뒤섞여 있었고, 분명 라벨 확인을 했어야 했지만 A씨는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간질환 보조제가 아닌 혈압을 급격히 올리는 약물이 주사기에 담겼고, 이 잘못된 약물이 간호사를 통해 환자에게 그대로 투여되었습니다.
그리고 단 20여 분 후, 환자는 급성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 법원의 판단 – "기본을 지키지 않아 벌어진 죽음"
재판부는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 처방과 다른 약물을 준비해 간호사가 그대로 주사하게 만든 점
- 그 결과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점
이 두 가지는 중대한 과실로 평가됐습니다.
다만,
- 유족과의 합의
- 초기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 태도
- 전과가 없는 점
이 고려되어 형량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 의료현장, ‘바빠서 실수’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
이 사건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료현장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과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약물 색과 모양이 비슷해도, 라벨 확인은 기본 중 기본입니다.
한 번의 확인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그 무게는 환자의 생명 하나였습니다.
이번 판결이 의료진에게 또 하나의 경종이 되길 바랍니다.
환자의 생명은 시스템이 아니라, 의료진의 ‘주의와 확인’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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