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에서 한 번쯤 본 적 있으실 겁니다. 재벌 회장이 충격적인 소식을 듣자마자, 눈을 부릅뜨고 뒷목을 움켜쥐며 뒤로 쓰러지는 장면. 긴박한 음악이 깔리고 가족들은 놀라 비명을 지르죠. 어딘지 익숙한 이 장면, 어쩌면 뇌졸중이나 고혈압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두려움을 자극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로도 충격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뒷목이 뻐근해지고 갑자기 쓰러질 수 있는 걸까요?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이 장면에 대해 "극적인 효과를 위한 연출일 뿐, 실제로 뇌졸중이나 고혈압의 증상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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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뒷목 통증’으로 오지 않는다
일단 현실에서 뇌졸중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드라마틱’하게 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요. 하나는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 또 하나는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입니다. 두 경우 모두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끊기면서 심각한 신경학적 손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종종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단일 질환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환이기도 하죠.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최근 뇌졸중으로 인한 심부전으로 선종하면서,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흔한 '뒷목 통증'은 정작 주요 증상이 아니라는 사실. 이 교수는 “고혈압으로 뒷목이 아프다든가, 뇌졸중이 뒷목 통증으로 시작된다는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즉, 뒷목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회장님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극적 연출일 뿐이라는 것이죠.
뇌졸중의 유일한 '전조 증상'이 있다면?
그렇다면 뇌졸중은 정말 예고 없이 갑자기 닥쳐오는 걸까요? 이에 대해 이승훈 교수는 "거의 유일한 전조 증상은 '일과성 허혈 발작(TIA)'"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뇌졸중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현상으로, 일종의 경고등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팔이나 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면, 단순한 피로나 컨디션 난조가 아닌 '뇌졸중의 예고편'일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이런 증상을 경험하고도 ‘그냥 오늘 몸이 안 좋았나보다’ 하고 넘기는 분들이 많다”며, “이것은 뇌졸중을 피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일과성 허혈 발작을 겪은 환자 중 5%는 이틀 이내, 11%는 일주일 이내에 실제 뇌졸중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증상이 사라졌다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잠시라도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뇌졸중만큼 치명적인 또 다른 질환, 심근경색
뇌졸중과 함께 가장 치명적인 혈관 질환 중 하나는 바로 '심근경색'입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는 심근경색의 증상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첫 번째는 ‘맥박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 두 번째는 ‘혈관이 막히는 상황’입니다.
부정맥의 경우에는 너무 당황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교수는 “맥박이 일정하지 않다고 해서 모두가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며, “하루 정도 안정을 취한 뒤 다음 날까지도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에 가도 늦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입니다. 심근경색은 극심한 가슴 통증, 숨 가쁨, 식은땀, 구토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내 일생에서 이런 고통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모호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소한 증상’이 생명을 바꾼다
이처럼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지만, 전조 증상이나 몸의 미세한 신호를 무시하지 않으면 예방하거나 피해갈 수 있는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사소한 신호’를 무시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한쪽 팔의 힘 빠짐, 말이 어눌해짐, 이유 없이 어지럽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경험. 또는 가슴의 갑작스러운 압박감이나 답답함. 이런 증상은 단순한 피로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당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몸의 외침일 수 있습니다.
결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몸의 신호는 현실이다
재벌 드라마 속 회장님이 뒷목을 잡고 쓰러지는 장면은 이제 하나의 클리셰가 되었지만, 실제 건강 관리는 그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섬세한 신호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뇌졸중은 통증보다는 기능 상실의 문제로 나타나며, ‘잠깐의 이상 증세’가 가장 중요한 경고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다면, 그 순간을 그냥 넘기지 마세요. 병원을 찾는 것은 결코 과민 반응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건강은 드라마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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